오랜만에 기사 자격증 필기 시험을 보고 왔어요.
시대가 변해 시험 방식도 CBT로 바뀌고, 시험 결과도 바로 알 수 있어서 좋기는 한데,
예전처럼 시험지를 주지 않으니 집에 와서도 어떤 문제가 맞았는지 틀렸는지 리뷰를 할 수가 없네요.
사실 한 2년 전 쯤, 더 이상 기사 자격증은 취득하지 않기로 다짐했었어요.
법정 선임 용도가 아닌 이상, 40대의 나이에 기사 자격증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.
단지 '자기만족'에 불과할 뿐 소중한 시간만 낭비하는 것 같더군요.
차라리 그 시간에 재테크 경제 공부나 취미 활동을 하는 게 인생에 있어서 더 이득일 것 같다는 생각..
그래서 이번 소방설비기사 시험도 꼭 자격증을 따겠다는 목적은 아니고요,
5월에 있을 소방시설관리사 시험을 앞두고 일종의 '레벨 테스트'(?) 정도로 연습 삼아 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.
그리고 나 스스로에게 약간의 긴장감과 스트레스를 주기 위한 의도도 있었지요. 😅
1월 중순부터 관리사 시험대비 소방관련 법규와 화재안전기준 공부를 시작하기는 했는데, 이번 기사 시험은 접수만 해놓고 크게 별 신경을 안 썼어요.
떨어져도 그만이다라는 생각으로, 시험 보기 직전 3일 정도 작년 기출문제(1년치, 3회분)만 한 번 훑어보았습니다.
근데, 모르는 문제가 너무너무 많더군요!!😱
괜히 시험 보러 간다고 시간 낭비, 교통비 낭비하는 건 아닌지..
그냥 가지 말까?..
이런 저런 고민에 포기할까 하다가,
응시료 환불기간도 지나서 돈도 못 받는데, 응시료가 아까워서라도 그냥 보기로 했습니다.
결과는 평균 66.25점으로 합격이네요.
소방원론 60점
소방유체역학 65점
소방관계법규 85점
소방기계시설의 구조 및 원리 55점
뭐 그리 좋은 점수는 아닙니다.
정말 시험보는 내내 공부 안 한 댓가를 톡톡히 치루며 애를 좀 먹었네요.
특히 유체역학은 공식이 제대로 기억이 안 나서, 문제와 보기의 주어진 단위를 참고하여 거의 공식을 만들어서 풀 정도였고, 대충 계산해서 비슷한 숫자가 보기에 있으면 찍는 수준이었습니다.
20문제 중 거의 절반은 찍은 것 같네요.
시설 구조 및 원리도 숫자를 모르면 무조건 틀리는 문제들이 많아 대충 감으로 정답을 고를 정도였습니다. 물론 소방법규나 화재안전기준 일부는 이미 암기법을 통해 공부한 내용도 있어서, 아는 문제는 낼름 받아 먹었지만요.
정신없이 문제를 푼 후 퇴실하려고 자리에서 일어났는데, 시험장에 감독관하고 저 단 둘만 있었습니다.
'나 빼고 11명인가 있었는데 다들 언제 나갔지??'
그만큼 온갖 잔머리 풀 가동! 온 신경을 쏟아부은 시험이었습니다.
어쨌든 결과는 합격이지만, 뭔가 한편으로 씁쓸하기는 합니다.
기본 실력만 믿고 시험 공부를 제대로 안 한 것도 문제지만,
지금의 이 수준으로는 관리사 1차 시험 통과가 도저히 힘들 것 같다는 위기감도 느껴집니다.
'그냥 책만 보면 어떻게든 되겠지..' 막연한 자신감 뒤에 가려진,
'현실자각'을 하게 된 셈이죠.
단지 운이 좋았을 뿐,
66점이라는 점수의 딱 절반인 33점이 현재 나의 진정한 실력이라는 것을..
물론 5월까지 아직 시간은 있습니다.
백신 예방주사 한 방 맞았다는 생각으로 좀 더 분발을 해야겠어요!!
공부 의지가 살짝 불타오르는 게, 미비하지만 시험 본 효과는 약간 있나보네요.😂
과연 며칠이나 갈지..ㅎㅎ
3월 13일 정식으로 필기 합격자 발표가 나도 기사 실기시험은 바로 보지는 않고요,
나중에 혹시나 관리사 1차에서 떨어지거나 2차 시험 이후에 준비할 생각입니다.
기사 자격증 못 따도 좋으니,
올해는 부디 관리사 시험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.😝
⚠
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「꿈:틀, In Space」에 있습니다.
아이디어 도용, 무단복제와 인용을 금합니다.
내심 겸손함에 더더욱 존경스럽고 훌륭하시다고 생각합니다, 잘 되실거라 굳게 믿습니다.
답글삭제